독일 경건주의 운동의 교훈 A. 요약 독일 경건주의는 루터의 종교개혁이 본래적 의미를 잃어버리게 되자, 새로운 의미에서의 종교개혁적 완성을 목표로하여 기독교의 역동적인 생명력을 드러내려고 몸부림친 갱신적 이념이라 할 수 있다. 그것은 곧 루터의 개혁원리를 실제적 삶에 적용함으로 루터파 정통주의가 잃어버렸던 본래의 종교개혁 정신을 되찾기 위한 운동이었다. 당시 17세기의 독일은 30년 전쟁으로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몹시 혼란하였고, 정신적, 물질적으로 극심한 궁핍 가운데 교회마저 타락하여 기독교는 종교의 본래적 기능을 상실한 채, 신앙의 역동적 활력을 잃어버리고 시대의 암울한 조류에 휩싸이고 있었다. 특히 독일 교회는 정통주의적 개신교 스콜라주의자들에 의하여 교리 논쟁과 신학 싸움에만 열을 내고 있었고, 사회적 관심은 전혀 없었으며, 따라서 30년 전쟁의 비극적인 결과에 대해서도 아무런 대책뿐만 아니라 책임의식조차 가지지 못하고 있었다. 성직자들은 성경을 교리와 생활의 표준으로 삼기보다는 엄격한 교리적 해석만을 일삼았고, 교인에게 교리에 무조건 순종할 것을 강요하면서 그것이 신앙의 전부인 것처럼 가르치고 있었다. 교인들은 교리만 받아들이고 성직자의 설교를 들으며 성례에 참석만 하면 그것으로 만족하고 있었기에 영적인 고결한 실제 생활은 소홀하였다. 따라서 신앙 생활은 자연스레 형식화, 의식화 되어가고 거기에는 생동감이 없었다. 화석화된 교파적 교리의 절대주의가 교회를 장악함으로 인해 교회는 논쟁과 분열과 정죄만이 계속되고 있었다. 이것은 곧 “죽은 정통”(Dead Orthodoxy)의 교회였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참된 신앙을 회복하여 교회와 세상을 변화시키자는 경건주의 운동이 루터파 정통주의에 대한 환멸과 청교도 정신의 유입과 함께 독일을 중심으로 형성되기 시작하여 전국을 휩쓸게 되었다. 독일 경건주의를 주도했던 대표적 두 인물은 슈페너와 프랑케였다. 슈페너가 독일 경건주의의 창시자라면 프랑케는 슈페너의 개혁원리를 조직하고 확대 실천한 인물이었다. 슈페너는 『경건한 소원』(Pia Desideria)을 통해 당시의 총체적인 부패 상황을 날카롭게 지적하였고, 대담하고 완전한 갱신을 추구하는 구체적인 교회 개혁안 여섯가지를 제시하였다. 슈페너의 개혁 도구는 성경이었으며 이를 근거로 영적 제사장직의 확립을 주장하였다. 그는 교회 부패의 원인을 성직자들의 타락에서 찾았고, 때문에 성직자들이 먼저 개혁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 신학교육의 개혁을 촉구했다. 이어서 평신도들과 시민과 관리의 개혁을 촉구했으며 그 방법으로 ‘경건자들의 모임’(collegia pietatis)은 이러한 개혁을 실행하기 위한 이상적인 도구가 되었다. 개혁운동의 절정기는 할레의 프랑케에 의해서 이루어졌고, 계승되었다. 프랑케는 유능한 지도력을 발휘하여 전 유럽의 경건운동의 본산이라고 할 수 있는 할레(Halle)대학교를 독일 경건주의의 유력한 제도적 중심지로 만들었다. 여기서 세계 선교의 꿈이 싹트게 되고, 고아원, 빈민자 학교등 자선기관의 설립이 이루어졌다. 그리하여 독일교회에 새 생명을 불러 넣어 주었고 또한 그리스도로 하여금, 생명이 없는 하나의 전통이 아니라 생명이 있는 실제의 종교가 되게 하였다. 할레대학교가 배출한 또 하나의 인물은 진젠도르프였다. 진젠도르프는 작센에 있는 자신의 영토에, 경건주의의 영향을 받은 모라비안 교도 난민들을 대상으로 모라비안 교회를 세우고 지도자가 되었다. 특히 감리교회를 세운 존 웨슬리는 모라비안 교도들에게서 유익한 영감을 받았으며, 구원의 은혜를 강조하는 등 중요한 경건주의적 요소들을 당시의 감리교 운동에 첨가하였다. 결국 교회의 개혁으로 시작된 독일 경건주의는 사회와 국가 나아가 인접 국가에 많은 갱신적 영향을 끼치게 됨으로 교회사에 큰 의미를 남겼다. 경건주의 운동의 가장 획기적인 공헌은 역시 이들의 세계선교, 곧 근대선교를 착수하여 진행시킨 사실이다. 진젠도르프와 모라비안 교도들의 선교의 열정은 영국선교와 감리교운동에 영향을 주었으며, 미국선교와 대각성운동에도 영향을 미쳤다. 또한 이 선교의 여파는 경건주의 영향을 받은 한국 개신교 초기 선교사들을 통해 우리나라에까지 밀려왔다. B. 제언 기독교의 역사는 기독교의 본질이 옳게 파악되고 실천되지 못할 때, 이를 옳게 파악하고 실천하기 위해 몸부림치는 역사라고 할 수 있다. 경건주의 운동도 이러한 교회사의 전체적 맥락속에서 이해되어야 한다고 본다. 독일 경건주의는 실제적인 운동으로서 그 자체의 어떤 신학적 체계를 세우지는 않았고, 오히려 루터교회의 최초의 단순한 신앙을 회복하려는 생각을 가졌을 뿐이다. 왜냐하면 경건주의 운동 그 자체가 종교개혁가들의 신학 사상 속에 깊숙이 자리잡고 있었던 한 사상적 국면의 표출이기도 하기 때문인 것이다. 우선 경건주의운동을 긍적적인 면에서 살펴보면, 정통신학과 교리 같은 종교의 지적 측면보다는 종교의 생명적인 측면(경건)을 더 강조함으로써 믿음과 행동이 일치하는 신앙의 본을 밝혔다. 동시에 외적 제도와 권위에 대한 무조건적 복종보다는 개인적 중생(重生), 속죄(贖罪), 성화(聖化)와 같은 체험을 존중하여 개인이 직접 그리스도에게 이르지 않으면 안된다고 역설하여 ‘경건자들의 모임’(collegia pietatis)을 조직한 일이다. 또한 주목할 만한 사실은 누구나 직접 하나님께 나아갈 수 있는 동시에 신자는 누구나 타인에게 대하여 제사장으로서 남을 가르치고 권면, 경계해야 할 책임을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독일 경건주의 운동이 힘과 길을 잃은 정통신학의 영적 각성, 그리고 경건의 실천과 선교를 감당한 업적은 대단한 것임에 틀림없다. 특별히 이들이 벌인 해외선교 곧 근대선교의 착수는 경건주의 운동의 가장 큰 유산이요 획기적인 공헌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것은 아무리 높이 칭송해도 지나치다고 할 수 없는 것이다. 에밀 브루너(Emil Brunner)는 “해외선교를 교회사에서 발견할 수 있는 가장 눈부신 업적의 기록들 가운데 하나”라고 극찬한 바 있다. 부정적인 면도 없지 않았다. 성도들의 개인적 신앙체험을 하나님의 객관적 계시 진리의 기록으로써의 성경 말씀보다 더 중시하거나, 동등시하는 경험주의적 사고에 몰입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이것은 신앙의 주관주의나 신비주의의 과오를 범할 수 있는 위험성을 가진다. 즉 초기 경건주의자였던 슈페너와 프랑케는 성경의 무오성을 확실히 믿었고 진정한 교리연구는 성경에 전적으로 의존할 것을 주장했다. 그러나 그들의 추종자들 중의 다수는 성경의 주관적 해석의 정당성을 말함으로써 성경 말씀보다 “내적 계시의 말씀”을 더욱 중요시하게 되는 큰 오류를 범하였다. 또한 아쉽게도 후대의 독일 경건주의자들은 초기 경건주의 이념에서 멀어져 결국 분파주의와 주관주의로 흐르고 말았다. 그 결과, 합리주의를 비롯한 현대 자유주의 사상이 등장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후대 경건주의자들의 오류와 오해로 인하여 독일 경건주의는 비판과 부정적인 시각을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후대 경건주의자들의 과오만으로, 선입견을 가지고 독일 경건주의 전체를 평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17세기의 시대적 흐름을 직시하고 교회를 갱신하고자 했던 슈페너와 프랑케와 같은 독일 경건주의자들의 순수한 동기와 열정을 우리는 간과해서는 안 된다. 경건주의는 개신교 종교개혁에 그 뿌리를 두고 종교개혁의 기본적 교리를 충실히 고수하면서도 그것에 영적인 활력을 제공하려 하였음을 기억하여야 한다. 따라서 경건주의 운동을 ‘제2의 종교개혁’이라고 부를 수 있으며 아울러 교회사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모체로서 경건주의의 모성애적인 공로를 높이 평가해주어야 한다. 결론적으로 독일 경건주의는 그 전성시기가 1690-1730년이라는 짧은 기간이었지만 그 감화는 독일을 비롯하여 세계 여러 나라에 영향을 끼쳤으며, 근대 기독교의 부흥과 성도들의 신앙의 활성화, 그리고 학문주의로 흐르던 정통신학의 영적 각성을 위해 공헌한 바는 실로 지대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경건주의 운동의 선교에 대한 순수하고 열렬한 헌신과 충성은 21세기 세계 선교의 사명을 안고 있는 모든 교회들의 사표가 될 것이다. 오늘의 한국교회 현실은 포스트모더니즘과 종교다원주의의 도전 앞에서배교와 불신앙, 교회의 세속화로 영적 생명력을 상실한 채 위기에 봉착해 있다. 바로 이러한 때에 한국 교회 성도들은 경건주의 운동이 주는 정신을 교훈삼아 세상으로부터 철저히 성별하여 경건생활을 실천함으로 하나님과 깊은 교제를 나누고 그리고 다시 세상으로 나아가 복음을 증거하는 만인제사장직을 신실하게 감당해야 하겠다. 또한 적극적인 사회참여로 교회내부의 경건 생활뿐만 아니라 교회 밖의 노인문제, 장애인문제, 기아문제, 기타 복지문제를 자발적으로 감당하여 이웃사랑을 실천함으로 신앙의 정체성을 회복해 나아가야 하겠다. 무엇보다도 경건주의 선교운동의 영향아래 내한하게된 한국초기 선교사들과 교회지도자들이 일으킨 기도운동, 그리고 성경공부와 사경회운동이 이 시대에 다시 한번 새롭게 확산되어 일어나므로 한국교회에 영적 갱신과 부흥을 이룰 수 있기를 바라며, 경건의 모습과 능력이 되살아 나서 오늘날 무섭게 번지고 있는 종말(終末)적인 죄악의 참상과 퇴폐적 타락의 풍조를 향해 성도 개개인이 예언자적 경종(警鐘)을 고하고, 빛과 소금의 사명을 감당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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